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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iagonal Thoughts

건물은 용도에 따라 변형되고 여러 손을 거쳐 개조되는 것이 불가피하다. 건물이 시간차를 두고 유기적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‘Exquisite Corpse’라는 놀이에서 여럿이 신체의 각 부분을 완성해가며 하나의 몸체를 만들어가는 과정과도 유사하다. 건물은, 다 지어지는 순간이 완전체가 아닌 태어나고 변화하고 소멸해가는 과정 속의 한 순간으로 이해해야 한다.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시간이 건물의 성장과 소멸에 직접적으로 개입되는 중요한 디자인적 요소임을 확인시켜 준다.

스페인 팔렌시아(Palencia)의 지역건축가 Jesús Castillo Oli의 작업에서는 시간의 층을 볼 수 있다. 지역의 풍부한 로마네스크 건축과 주민들이 떠나고 남겨진 폐허의 시간에 현재의 사건이 중첩하여 ‘과거의 공간’이 ‘현재의 장소’로써 시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. 옛 것과 새것이 교차하는 곳에 현재의 사건뿐 아니라 과거의 흔적을 함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. 일상의 재발견을 통하여 Jesús Castillo Oli는 시간의 단면을 보여준다. 그 시간의 단면은 과거의 속한 것을 현재의 시간으로 불러내고 현재 것을 과거에 속한 것들로 인하여 뚜렷하게 보게 되는 사건들의 연속이다. 

건축은 공간으로 시작하여, 사건(event)이 되고 장소로 기억된다. 장소에는 정서가 있기 때문이다.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-  2015.11. KIA 건축국제교류, Madrid로 가는 기차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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